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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2mb

수구보수의 새로운 이름 - 뉴라이트

개혁적 보수라는 모순적인 단어가 유행하더니 이젠 뉴라이트란 이름의 새로운 수구보수 세력까지 나타났다. 본색을 보다 적나라하게 드러낸 이름으로 온갖 잡다한 일을 하더니 어느새 국회까지 진출했다.

김진홍 뉴라이트 사무총장은 “뉴라이트는 확고한 개혁 보수 성향을 지니고 정치권에 많이 나가기를 권장해 왔다”며 “능력 있고 사상이 있는 뉴라이트 일꾼들이 한나라당 후보나 다른 보수 성향의 정당에 소속돼 국회로 많이 나가기를 바란다”고 대놓고 떠들고 있다.

그리고 정치권으로 나갈 사람을 조사해 한나라당 측에 공식적으로 추천도 했다. 
뉴라이트가 ‘이명박 탄생’에 공을 세웠으니, 이명박에게 공천도 요구해서 국회의원 뱃찌까지달았다.
뉴라이트......연구대상이다~~~
음지에만 있던 수구보수 세력이 이명박을 등에 업고 양지로 기어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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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묻혀있던 칼럼 하나를 덧붙이면서....

<개혁적 보수의 파산>

장정수 편집부국장(한겨레) (2004.10.31(일))

  한국 보수세력의 최대 콤플렉스는 반공을 제외하고서는 딱히 내세울 만한 보수주의의 이념이나 가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지만 최근 보수세력은 한법재판소가 제시한 관습헌법에서 하나의 해답을 발견했다. 관습. 얼마나 편리하고 위력적인가. 과거의 것이 최고의 진리라는데. 헌재 덕분에 보수진영이 현재 직면하고 있는 이념적 빈곤은 일거에 해소됐다. 수도이전 위헌판결 이후 보수진영의 축제분위기는 수도이전 전쟁의 승리 차원을 넘어선다. 수도이전 반대운동을 주도해온 수구세력이 보수진영의 주도권을 장악하게 된 것이다. 관습이라는 이데올로기는 보수진영내부의 세력판도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장외 수구세력이 보수진영의 정치적 담론을 지배하는 정치지형이 구축됨으로써 개혁적 보수는 이제 더이상 설 자리를 잃게 됐다. 이는 17대 총선이후 보수진영에서 광범위한 공감대를 형성했던 개혁적 보수가 사실상 파산했음을 의미한다.

‘관습’은 속성상 과거지향적이다. 과거로부터 누적된 공동체 구성원간의 공유된 도덕규범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변화에 대한 원천적 거부감을 내장하고 있다. 그래서 본질적으로 수구적이고 복고적이다. 또 반개혁적 성격을 띨 수밖에 없다. 반공, 성장주의, 재벌, 자유주의 등 전세계적인 냉전의 종식으로 수명을 다한 듯 했던 한국적 보수이데올기는 헌재의 관습 이데올로기에 의해 다시 소생했다. 최근 원색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보수진영의 노골적인 색깔공세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퇴영적 보수 이념은 앞으로 보수진영의 의식구조를 직간접으로 지배하게될 것이 분명하다.

보수진영의 이념적 재무장은 한나라당에게는 축복만은 아니다. 재앙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진보세력에게 압도당했던 보수세력은 진보세력의 개혁에 대항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했다는 점에서는 보수진영에게는 복음임에 틀림없다. 결집할 수 있는 이념적 구심점을 찾아낸 것도 큰 수확이다. 하지만 개혁적 노선을 통한 수구이미지 쇄신을 통해 재집권 발판을 마련하고자 했던 보수진영내부의 개혁파에게는 거북하고 답답한 상황이다. 개혁이라는 시대 정신을 역류하는 흐름이기 때문이다. 보수세력의 재집권전략적인 관점에서 볼 때도 결코 유리하지만은 않다. 그런 점에서 재난의 전주곡일지도 모른다.

한나라당에서 개혁적 보수 또는 중도 보수 등을 지향하는 개혁파가 세를 결집하고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게된 계기는 두차례에 걸친 대통령선거의 패배였다. 이들은 대선패배 원인이 당의 수구노선과 정책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유권자의 60%에 가까운 층이 비젼없고 수구적 노선을 걸어온 한나라당을 외면한 결과 도저히 질 수 없는 대선에서 연거푸 졌다는 것이었다. 특히 올초 17대 총선을 앞두고 ‘차떼기’로 상징되는 불법대선자금 때문에 당의 지지도가 땅바닥에 떨어져 위기감이 고조됐다. 당의 노선과 구성원을 대대적으로 쇄신하자는 개혁파의 주장은 당안팎의 보수진영에서 광범위한 지지를 받았다. 이에 궁지에 몰린 당내 수구파가 노무현 대통령 탄핵이라는 무모한 카드를 꺼내들고 반격에 나섰다. 수구파는 당의 주도권을 재장악했지만 여론의 역풍으로 실각했다. 공천에서도 대부분 밀려났다. 개혁파는 박근혜 대표를 중심으로 헤게모니를 다시 되찾았다.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극적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총선이후 개혁파는 당론변경에서부터 각종 개혁정책의 수립 등 당개혁에 박차를 가했다.

최근 한나라당의 반개혁적이고 색깔론적 공세에서 보듯이 한나라당은 변화된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옛날의 수구정당으로 돌아간 것이다. 한나라당의 수구 회귀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리더쉽 부재와 보수언론을 비롯한 장외 보수진영의 막강한 보수적 의제설정 및 여론지배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장외 보수세력은 이같은 여론동원력을 무기로 박 대표를 비롯한 당내 개혁파를 위협해 굴복시키는데 성공했다. 물론 여권이 국가보안법과 같이 보수세력에게 민감한 사안과 보수세력의 구심점인 보수언론의 기득권을 침해하는 언론관계법을 강력히 추진한 것도 한나라당의 외길 선택을 강요한 측면도 없지 않다. 하지만 박 대표를 비롯 당내 개혁파가 개혁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의지 그리고 구체적인 청사진을 갖지 못한 점도 한나라당의 보수회귀를 불러온 요인이기도 하다. 개혁적 보수의 몰락은 진보와 보수간의 건강한 정책경쟁을 가로막는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