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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기타

"한국, 기업.소비 전망도 OECD 1위?" 연합뉴스의 왜곡보도

오늘(2009.07.30) 연합뉴스는 우리나라의 '기업신뢰지수'와 '소비자신뢰지수'가 기준치(100)를 초과하였고 OECD 국가 중 최고라며, "올해 말에 이르면 한국의 소비가 급속히 늘어 'V'자형 경기 회복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허풍, 왜곡 보도를 하였습니다.
물론 지수가 가장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러한 지수가 V자형 경기 회복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연합뉴스(한국, 기업.소비 전망도 OECD 1위)의 거짓말을 하나씩 살펴 보겠습니다.

0. 기업, 소비자 지수란?
먼저 기업신뢰지수, 소비자신뢰지수의 기초 data가 되는 기업경기조사와 소비자동향조사가 뭔지 살펴보겠습니다.

- 소비자동향조사는 소비자들에게 경기상황 및 전망, 소득, 부동산 구매 계획 등등을
   5지 선다 형식으로 묻습니다.

- 기업경기조사는 기업들의 경기인식, 전망, 매출 등등을 3지 선다 형식으로 묻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의 경우, 기업에게 경기 상황을 묻는 보기는 "좋음-보통-나쁨"이며,
소비자동향조사의 경기 상황을 묻는 예문은 "매우 좋아짐-약간 좋아짐-비슷-약간 나빠짐-매우 나빠짐"입니다. 

그리고 각 항목의 설문결과를 가중평균하여 개별지수를 계산합니다. 결과가 100 이상으로 나타나면,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생각한 소비자(기업)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한 사람보다 많음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지수가 계속 상승하면 경기회복/호황의 신호로 해석합니다.

그리고 각각의 설문문항들을 통합하여 하나의 "소비자신뢰지수", "기업신뢰지수"를 만들어 냅니다. 하나로 통합된 지수의 해석에서 중요한 점은 변화방향이 됩니다.

1. 지수의 절대치만을 비교하는 연합뉴스
연합뉴스는 지수가 기준치(100)을 초과하였다는 사실 하나만을 의도적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신뢰지수 및 소비자신뢰지수에서 절대치는 의미가 없습니다.

먼저 나라들마다 조사방식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지수화된 수치를 직접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비록
OECD가 공통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고 각 국가들이 OECD의 권고를 따르고 있지만, 그래도 차이는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례로 우리나라 소비자조사는 "향후 6개월"에 대한 전망을 묻고 있지만, EU는 "향후 12개월"에 대한 전망을 묻고 있습니다(
Consumer opinion surveys, OECD).

2. 지수의 절대치보다는 변화방향이 중요
신뢰지수(confidence index)의 절대치보다 중요한 것은 지수의 "변화 방향"입니다. 즉, 절대치가 기준치(100)를 초과하더라도 계속 하락하고 있다면 이는 경기 하강 신호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입니다.

OECD의 분석 기사 제목도 "소비자신뢰지수가 비록 낮게 유지되고는 있지만, 개선의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였습니다(원문->Consumer confidence remains low but signs of improvement appear).

OECD도 아래 그림에서처럼 지수의 기준치(100)를 초과 여부와, 지수의 변화 방향을 함께 고려하여 경기침체기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3. 과연 우리나라 경제가 V자 급반등한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
OECD가 발표한 기업신뢰지수와 소비자신뢰지수를 그래프로 그려보았습니다.

                                        <우리나라 기업 및 소비자 신뢰지수 추이>

   자료 : OECD

기업신뢰지수의 경우, 연합뉴스가 그토록 강조한 기준치(100)를 꾸준히 초과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전세계적인 경제위기가 닥쳤을 때도 우리나라의 기업신뢰지수는 100을 넘었었습니다. 따라서 '연합뉴스'의 주장대로라면, 우리나라 경제는 전세계적인 경제 위기 속에서도 경기가 상승하고 있었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러나 최근 6개월 동안 기업신뢰지수는 하락하고 있었고, 지수가 기준치를 초과하고는 있더라도 경기 하강의 신호가 강하다고 해석해야만 합니다.

현재로서는 기업신뢰지수와 소비자신뢰지수 두개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 과도기적인 상황입니다(그리고 이 두개의 지수만으로 우리나라의 경기회복을 예측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4. 마치며
OECD는 우리나라 경제상황만을 긍정적으로 전망하지 않았습니다. 세계경제 차원에서 회복의 기미가 보인다는 점을 강조했을 뿐입니다.

그런데도 연합뉴스는 
"한국 정부는 올 하반기 정책을 기업 투자와 민간 소비 촉진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같은 노력이 실물경제에 점차 반영되면서 급속한 경기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OECD가 평가한 것이다."라면서 없는 말까지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여기가 연합뉴스 기사의 목적성을 옅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즉, 연합뉴스는 MB정권의 경제정책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허풍을 떨고 싶었던 것입니다.

연합뉴스는 "사실 전달"이 주 업무인 언론사입니다.
하지만 제대로된 사실을 전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MB정권을 비호하기 위해 사실 왜곡까지 하고 있습니다.
만약
한나라당이 주도한 미디어법 날치기가 진정 현실화된다면, 이런 교묘한 왜곡기사는 넘쳐나게 될 것입니다.

p.s 1.
연합뉴스 기사(한국, 기업.소비 전망도 OECD 1위, 2009-07-30, 연합뉴스)는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OECD는 6월 기업 및 소비 경기를 분석한 결과"라고 표현되어 있습니다. 
기획재정부가 장난을 친건지? 자료를 받아서 연합뉴스가 장난을 친건지? 확인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그 밥에 그 나물'이 아닐까요

p.s 2.
기업신뢰지수와 소비자신뢰지수는
OECD 회원국들이 개별적으로 조사하여 기초 data를 제공하면
OECD가 이를 지수로 계산하여 주기적으로 발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