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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2mb

과연 한국노총은 대기업들과 한배를 탈 수 있을까?


경제4단체(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는
2008년 3월 19일 경제 살리기에 동참하겠다며, 기자간담회를 개최했습니다.
경제살리기 동참 기자회견 내용, 배경과 반응을 찾아보았습니다.


1. 기자 간담회 내용
몇몇 친재벌 성향의 이익단체, 소위 경제4단체는
(1) 투자 활성화를 통한 고용 창출, (2) 노사 상생의 동반자적 협력관계 구축,
(3) 근로자 고용 안정 및 복지 증진, (4)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
(5)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 등 5개 항의 결의문을 합동으로 발표했습니다.

간담회 기사를 좀 더 인용해 보면,
"왕성한
기업가 정신을 되살려 투자에 적극 나서고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경제활력 회복을 선도하겠다"며 경제계의 의지를 내보였다고 합니다.
->기업가 정신이 도대체 무엇인지? 도전과 혁신의 정신인지? 아니면 로비와 편법의
    정신인지? 기업가 정신의 정의부터 내려주시고 실천해 주시면......

"근로자는 기업의 소중한 자산이며 기업경쟁력의 중요요소임을 인식하고 근로자의 고용 안정과 복지 증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데
->노동자는 기업의 자산이 아니입니다..인간이며 주체입니다.
   기계, 부동산과 동급으로 취급하지 마세요...

"새 시대에 부응하는 노사 상생의 동반자적 협력관계를 만드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설마 앞장까지...훼방만이라도 안하셨으면....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은 죽어나가고
   홈에버 노동자들은 벌금을 독촉당하고 있는데...

"공정한 하도급 질서의 정착을 통해 대-중소기업간의 상생협력에 앞장서는 한편으로 투명경영과 사회공헌활동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성실히 이행"하기로
->지금까지는 불공정한 하도급 질서를 유지하시고 사회적 책임은 회피하셨나?

2. 기자 간담회 배경
왜 소위 경제4단체들이 5공시절에나 하던 결의문을 발표했을까요?
이명박 정권의 비지니스 프렌들리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한국노총의 구걸에 가까운 요구 때문이었습니다.

- 2월 12일 : 대선에서 이명박 정권의 품으로 뛰어들었던 한국노총은 총선에서
   한나라당을 '전폭' 지지하겠다고 밝혔지만, 한나라당의 반응은.. 뭐 그냥 그랬습니다.
- 2월 28일 : 한국노총 장석춘 위원장은 취임식에서 대기업사업장에서 임금인상
   요구를 자제하고 경영계에 중소기업 발전과 비정규 중소기업 노동자의 복지확충을
   요구했지만...역시나 반응은 뭐 그냥 그랬습니다.
- 3월 6일 : 겨우 이영희 노동부 장관의 방문을 이끌어내, "한국노총이 하기 힘든
   결단을 했기 때문에 정부뿐 아니라 기업쪽에서도 충분히 존중하고 그에 상응하는
   여러가지  좋은 조치나 방향들이 나올 것"이라는 대답을 겨우 들었습니다.
- 3월 12일 : 한국노총은 경총을 찾아가 "(정부와 경영계의)메아리가 없으면
  (한국노총의) 다음 액션이 어려울 수 밖에 없다"고 최후 통첩성 발언을 했습니다.
- 3월 13일 : 경총에서의 행동이 맘에 걸렸었는지, 총선에서 한국노총 지지자에 대해
  정치후원금, 인력 지원 등 조직적 역량을 최대한 동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한국노총은 몇 번의 요구 끝에 3월 19일 경제단체들의 대답을 들을 수 있었었습니다.

3. 경제단체 경제살리기 동참에 대한 반응
언론들은 이러한 상황을 "
노동계가 임금 인상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데 이어
경영계에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근로자 고용 안정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천명함에 따라 노사가 함께 경제 살리기에 나서는 분위기가 고조될 전망이다"라는 식의 보도를 쏟아내었습니다.

한국노총은 "이번 결의문은 그동안 한국노총이 경제살리기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히면서 경영계에 요구해 온 사항"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고 합니다. 자신들의 구걸에 당연히 환영의 뜻을 밝혀야 했겠죠

그러나 민주노총은 "전체노동자의 절반이 넘는 노동자가 극심한 고용불안과 저임금으로 고통 받고 있는데 이를 개선할 대책은 전혀 제시하지 않고 노동자의 임금인상 자제만 강조하는 것은 노사관계선진화가 아니라 사용자에 대한 노동의 종속화 획책"이라고 논평했습니다.
또한 "한국노총이 노동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임금인상자제를 약속한 것은 노동단체로서 자격을 상실한 것"이라며 한국노총의 행동을 비판했습니다.

4. 마치며
과연 한국노총의 의도가 무엇이었을까요?
노동계의 가장 큰 문제가 경제 살리기이고, 경제 살리기에 동참해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이었을까요? 아마도 국회의원 몇 자리가 탐이 나서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과거 어용 노동단체라고 낙인까지 찍혔던 한국노총은...
국회의원 몇자리 때문에 대기업 눈치를 살피지 마시고
비록 국회의원을 배출하지는 못하더라도
정정당당하게 노동정책을 비판할 수 있는 건전한 단체가 되어주세요...
노동자의 정당한 요구가 불법행위로 전락할 위기에 있습니다.

갑작스럽게 떠오른 또 다른 생각...
누구 마음대로 경제4단체...경제를 대표하는 단체가 4개 밖에 없나?
그리고...소위 경제4단체들은 그동안 경제 살리기에 동참을 하지 않았단 말인가?

< 경제 살리기와 노사관계 선진화를 위한 결의문 전문 >

一 우리는 왕성한 기업가 정신을 되살려 투자에 적극 나서고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함
     으로써 경제 활력 회복에 선도적 역할을 담당한다.
一 우리는 지금까지의 소모적이고 갈등적인 노사관계를 벗어나 새 시대에 부응하는
    상생의 동반자적 협력관계를 만들어 나가는데 앞장선다.
一 우리는 근로자가 기업의 소중한 자산이며 기업경쟁력의 중요한 요소임을 인식하고
    근로자의 고용안정과 복지증진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一 우리는 공정한 하도급 질서의 정착과 대중소기업간의 상생협력에 앞장선다.
一 우리는 투명경영과 사회공헌의 실천을 통해 기업에게 부여된 사회적 책임을 성실히
    이행한다.

2008년 3월 19일 경제4단체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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