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가 우리나라를 신흥시장 국가 중에서 '동유럽발 금융위기'에 세번째로 취약한 국가로 지목하자, MB정권은 이를 반박하는 보도해명 자료를 배포하고, '이코노미스트紙'에 반론문을 보냈습니다. 이코노미스트 측은 기획재정부 대변인 명의의 반박문을 게재하면서 이에 대한 반박문을 올렸고, MB정권은 이를 다시 반박하는 보도해명 자료를 배포하면서, 이코노미스트 본사를 항의방문할 계획까지 세우고 있습니다(정부 "<이코노미스트> 본사 방문 항의할 것", 2009-03-09, 프레시안)
1. Economist紙의 경고
2009년 2월 26일 이코노미스트는 Domino theory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동유럽의 금융위기가 신흥시장(Emerging-market)으로 도미노처럼 확산될 수밖에 없으며, 우리나라는 남아공과 헝가리에 이어 3번째로 취약한 국가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첫째,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가 감소하여 '단기외채/외환보유고' 비율이 올해 연말까지 102%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며, 둘째, 예금자산 대비 대출자산의 비율(예대율)은 130%로 전망돼 은행들의 차입이 필요한 상황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원화의 환율이 40%가까지 상승했으며, 동유럽 금융위기로 인해 우리나라 해외부채의 만기연장이 어려워 질수 있다는 점 등을 추가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코노미스트'가 제시한 지표인 GDP 대비 경상수지(current-account) 규모의 경우, 우리나라는 1.3으로 경상수지 적자로 인한 차입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였습니다.
끝으로 '이코노미스트'는 대부분의 신흥시장들은 많은 외환보유고를 준비하고하고 있지만, 금융위기가 장기화될수록 외환보유고는 고갈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하였습니다(Domino theory, 2009-02-26, The Economist).
2. MB정권의 반박
이코노미스트 기사에 대해 MB정권은 즉각적으로 반박 보도해명 자료를 배포하였습니다.
기획재정부는 이코노미스트가 제시한 통계와는 달리 우리나라의 단기외채/외환보유고 비율은 75%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은행의 평균 예대율도 지난해 말 기준 118%로 2008년 6월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고 해명하였고 '이코노미스트'에 동일한 내용으로 반론을 게재하였습니다(이코노미스트가 한국 상황을 잘 몰라 헛소리 한 것뿐이라는~~).
SIR – Your article about “emerging-market contagion” ranked countries according to their vulnerability to the global credit-crunch (Economics focus, February 28th). But you did not reflect the actual situation of the Korean economy. The article portrayed South Korea as the joint third-riskiest among the countries surveyed, citing “large short-term foreign debts and highly leveraged banks”. This is simply not the case.
Let me provide you with accurate figures. South Korea’s short-term external debt is 75% of its foreign-exchange reserves and it continues to decline. The South Korean banks’ average loan-to-deposit ratio stood at 118% as of the end of 2008 and has been on the decrease since last June.
Thus, the overall risk assessment for the Korean economy, as described in your article, relies upon incorrect information and estimates.
Cheol-kyu Park
Spokesperson
Korean Ministry of Strategy and Finance
Seoul
물론 MB정권의 발표가 허위는 아니었지만, '이코노미스트'의 기사와는 시각 차이가 있었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전망치를 제시하였지만, MB정권은 현재의 상황 중심으로 반박하였습니다. 또한 '이코노미스트'와 MB정권 사이의 외채에 대한 통계집계 방법 상의 차이점도 있었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 점을 근거로 반론을 하였습니다.
3. Economist紙의 재반론과 MB정권의 재재반론
'이코노미스트' 2009년 3월 5일 MB정권 측의 반론과 함께 편집자 주석(editor's note)을 실어 정부 반박을 재반박하였습니다.
먼저 '이코노미스트'는 단기외채/외환보유액 비율이 102%라는 것은 1년 이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장기외채를 포함한 유동외채 개념으로,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사용하는 방식이며, 지난해 말 기준으로 96%였다고 반박하였습니다(MB정권은 단기부채만을 외채에 포함하여 반박하였습니다).
예대율과 관련해서도 "은행권 예대율을 산정하면서 모든 상업은행과 특수은행을 포함했고 양도성예금증서(CD)는 제외했다"며 "이는 모든 국가에 대해 똑같이 적용하였으며, 한국은행이 밝힌 은행권 예대율도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136%에 달한다"고 반론하였습니다.
Editor’s note: Our figure for short-term debt as a percentage of foreign-exchange reserves included all debt due within the next 12 months, the definition favoured by the IMF. At the end of December this was 96%. The figure of 75% includes only liabilities with an original maturity of up to one year; it excludes maturing long-term debt. Our loan-to-deposit ratio covered all commercial and specialised banks and excluded certificates of deposits, the same definition used for all the countries we surveyed. The Bank of Korea’s latest figures show this to be 136% at the end of December.
이에 대해 MB정권은 이코노미스트가 사용한 통계 원본에 대해 또 다시 문제를 제시하면서 "내주에는 재정부와 금융위원회가 함께 '이코노미스트' 본사를 방문해 관련 사항에 대해 재차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혹시 MB정권이 '이코노미스트'를 우리나라 '조중동' 쯤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왠지 '긁어 부스럼'을 낸 것같은 분위기 입니다.
4. 마치며
'이코노미스트'의 주장은 나름 정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동일한 기준으로 비슷한 처지에 처한 국가들을 비교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MB정권은 위기에 빠진 신흥시장 국가들과 우리나라가 다르다는 시원스러운 답변을 못 내놓고 있습니다. MB정권의 반론도 타당하지만 시각이 좁습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우리나라 금융권의 과다한 외채에 대한 외국 언론가 계속되고 있지만,
이러한 우려를 종식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총체적인 반론은 지금까지 한번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금융/금융 잡답] - Financial Times에 변명하기 바쁜 정부, 그런데 MB발언에 대한 변명은 없다
[금융/금융 잡답] - Fitch 한국 국가신용등급 전망 하향, 강만수 장관님 어찌 된 일입니까?
[금융/금융 잡답] - 동유럽 금융위기 전염 가능성 관련 Finanacial Times 기사
더구나 최근 월스트리트 저널도 "한국 정부가 환율안정을 위해 투자자들에게 민감한 부분은 언급하지 않고 긍정적인 뉴스만 퍼뜨리고 있으며, 주변국들도 자신들의 안정을 위해서 입을 다물고 있다"고 보도(월스트리트저널 "한국정부, 위기 은폐하는 데만 급급")하고 있습니다.
MB 정부의 속시원한 고해성사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국민도 외국도 MB정권을 '완전히' 외면할 수밖에 없습니다(이미 일정 부분 외면 받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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