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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효성/한국타이어

한국타이어 공장은 노동자들의 무덤

MB는 아들이 사돈 회사인 한국타이어 입사한 것에 대해 여론의 질타가 나오자, "어디를 보내도 문제가 될 것 같아서 가장 안전한 곳에 보냈다고"고 해명했습니다(李대통령 26~30일 지방으로 휴가 "쉬며 자며 보낼 것", 2008-07-24, 세계일보).
MB의 외아들에게는 가장 안전한 한국타이어. 그러나 한국타이어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는 생명이 위협 받는 곳이었습니다. 

1. 한국타이어 노동자 또 사망
2001년부터 한국타이어 금산공장에서 일하던 협력업체 노동자가 폐섬유증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한국타이어 노동자 또 사망, 2008-07-14, 오마이뉴스).

한국타이어 쪽은 “생산라인이 아닌 완제품 타이어를 보관하는 창고에서 관리 업무를 했기 때문에 '유기용제' 등에 노출될 일이 없었고, 사망 노동자가 애연가였으며, 카센터 근무 경력도 있었다며, 사망원인이 유기용제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측의 주장과는 달리,
임종환 인하대 교수(산업의학)는 “타이어에서 날리는 분진이나 그 속에 들어 있는 중금속 등이 폐질환을 유발했을 수 있다”며 “폐 조직검사로 김씨의 죽음과 공장에서 쓰는 물질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한국타이어 노동자 또 숨져, 2008-07-15, 한겨레).

그리고 유족들의 증언에 따르면, 고인은 "2년 6개월 전에 금연에 성공해 사망직전까지 담배를 피운 적이 없었으며", "직원을 두고 사장으로서 카센터를 운영해 실제 작업은 하지 않고 2000년에 사업을 정리"했기 때문에 사측의 주장에 설득력이 없어 보입니다(한국타이어 故 김현기씨 유족 "회사측 주장 사실과 다르다" , 2008-07-17,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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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한국타이어 돌연사, 사법처리 어떻게?, 2008-03-19, 오마이뉴스


2. 한국타이어 노동자 18개월 동안 15명 사망
이번 한국타이어 노동자 질병 사망 사건이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이미 2006년 5월부터 2007년 11월까지 1년 6개월 동안 한국타이어의 대전공장, 충남 금산공장, 연구소 등에서 노동자 15명이 질병으로 돌연사하였습니다.
노농부와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 따르면 한국타이어 직
원 사망요인은 심장마비 7명, 암 5명(폐암 2명, 간세포암 1명, 식도암 1명, 뇌종양 1명), 안전사고 1명, 자살 1명, 화상 1명 등이었습니다(한국타이어 중앙연구소와 대전공장, 충남 금산공장 노동자는 총 4,300 여명).

2008년 2월 20일에 한국타이어 집단 돌연사에 대한 역학조사를 담당한 산업안전공단 측에 따르면,
"사망자가 현장직, 기술직, 연구직에서만 발생하고 사무직에는 없는 점"과 "발병이 퇴직군보다 현직군에서 발생 비율이 훨씬 더 높다는 점" 등을 근거로 사인이 직무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근로복지공단은 한국타이어 노동자집단 돌연사와 관련 최근 한국산업안전공단의 개별역학조사 결과를 토대로 3명의 사망자에 대해 직무연관성을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유족들과 한국타이어 유기용제 및 유독물질 중독 피해자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산업안전공단측의 조사는 부실했으며,
사망원인이 유기용제 등의 화학물질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국산업안전보건연구원도 “유기용제가 돌연사의 원인일 가능성이 낮지만,
노동자들의 건강에 영향을 전혀 끼치지 않았다는 말은 아니다”고 밝혔고,
당시 자문으로 참여했던 노상철 단국대 교수(산업의학)는
“현장에는 가 보지도 못했다”며 조사가 면밀하지 못했음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3. 한국타이어 재검진 대상 60%, 12년간 질병사 93명
돌연사뿐만 아니라 현재 한국타이어에서 근무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건강도 위협받고 있습니다.
한국타이어 대책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 대전공장과 금산공장에 근무하는 2,000 여명이 작업장내 유기용제와 유독물질에 의한 고혈압, 심혈관, 난청 등으로 의심되는 질환으로 재검진 중이라고 합니다. 재검진 대상 2,000명은 현장 공장 노동자의 60%에 달하는 숫자입니다.

더구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한국타이어에서 1996년부터 2007년까지 12년간 근무한 이력이 있는 70,000명을 표준 추출한 결과, 자연사와 교통사고자를 제외하고 질병으로 사망한 노동자가 93명이었습니다. 한국타이어에 근무한 단기간 노동자, 비정규직, 직업 훈련원생, 협력업체 노동자들까지 조사한다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대책위의 입장에 대해 한국타이어 측은 사무직까지 포함하면, 재검 비율이 40% 수준으로 다른 공장과 비슷한 수준이며,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조사한 1996년부터 2007년까지 근무자 중 93명 질병사 했다는 대책위 주장과 관련해서는 "질병에 국한되지 않고 12년간 한국타이어를 거친 인원 중 전체 사망자 수로 알고 있다"며 질병 사망 사실에 대해서 간접적으로나마 인정했습니다(한국타이어 노동자 60% 재검진ㆍ93명 질병사 파문, 2008-06-19, 이투데이).

4. 마치며
1996년이후 최소 93명의 노동자가 한국타이어 공장에서 질병으로 사망했습니다.
2006년 5월 이후에만 16명의 노동자가 한국타이어 공장에서 질병으로 사망했습니다.
이 정도면 한국타이어 공장은 죽음의 공장입니다.

유가족과 한국타이어 대책위는 유기용제 잠복기를 고려하면 앞으로 더 많은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망 노동자에 대한 보상은 미비하며, 제대로된 역학조사 조차 진행되지 못하고, 국가 차원의 대책도 없는 가운데, 한국타이어 측은 진실 규명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한국타이어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45%(완성차 4사 노조, 한국타이어 불매운동할 듯, 2008-04-23, 머니투데이), 우리가 매일같이 타고 다니는 자동차의 절반 가량은 한국타이어 노동자의 소중한 목숨을 담보로 생산된 타이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p.s
2MB의 사위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은 장모에게 1,000만원이 넘는 고가 핸드백을 선물하여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고(죽어가는 한국타이어 직원들… 핸드백 ‘불똥’, 2007-11-05, 고뉴스), 재벌 2~3세들의 유상증자에 함께 참여하여 편법으로 주식 시세 차익을 얻기도 했습니다(재벌 3세 주가 조작 의혹).

한국타이어는 엉뚱한 곳에는 신경 쓰지 말고, 죽어가는 노동자들에 대해 책임을 져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