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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2mb/쇠고기 협상

민간 자율이 쇠고기 시장을 왜곡시킬 수밖에 없는 경제적 이유

큰 머슴은 미국산 쇠고기가 "마음에 안들면 적게 사먹으면 된다"고 떠들고,,,, 청와대 작은 머슴은 "월령 30개월 이상 미국 쇠고기를 민간업자들이 수입하지 않으면 그만"이라고 떠들고,,,,, 국무총리 머슴은 큰 머슴이 "소비자 주권을 강조한 발언"이라고 꿈보다 좋은 해몽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러더니 민간자율에 맡겨달라고 미국에 구걸을 하고 있습니다.

(1) 시장과 민간자율을 맹신하고 있는 고집 센 머슴들
한미 쇠고기 협상에 대한 문제점과, 잘못된 점을 인정하지 않고 재협상은 없다는 정부의 오만에 광우병 국민대책위원회는 정권퇴진운동으로 확대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은 '지난 몇개월 동안 쌓여온 불만,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안'과 함께 폭발했다는 점을 아직도 모르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권은 시장논리, 민간자율을 내세우고 있지만 시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기본적인 제도도 준비안하고, 원산지 표시와 민간자율에 맡기면 시장에서 해결해 줄 것이라고 우기고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2) 쇠고기 정보를 가진 미국과  미국만 바라봐야 하는 우리
과연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면, 시장이 문제를 해결해 줄까요? 먹고 싶은 사람만 먹고, 원하지 않는 사람은 먹지 않게 될까요? 결론부터 얘기하면 "아니요"입니다.
'미국산 쇠고기'라는 상품은 광우병이라는 소비자가 직접 확인할 수 없는 요소직결되어 있습니다. 또한 소비자에게 이러한 정보가 전달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나라 쇠고기 시장 전체가 왜곡될 수밖에 없습니다.

소비자는 다음의 중요한 두 가지 정보에 대해서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첫째, 최종 소비자에게는 소의 연령과 위험도를 구별할 수 있는 정보가 없습니다.
둘째, 소가 어떤 도축과정을 거처 수입되었는지 소비자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미국 축산농가는
소의 대충의 연령과 건강상태를 인지 알 수 있고(앉은뱅이 소인지 아닌지 등등),
어떤 과정을 통해 도축되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미국 축산업자는 만약 자신의 농장에서 광우병 소가 발견된다면 농장문을 닫아야 하기에 광우병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소만 나타나도 쉬쉬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자진 신고할 수도 없고, 불법적으로 묻어버릴 수도 없습니다. 일단은 속이고 팔아야 합니다.
광우병 소뿐만 아니라 30개월 이상 되는 소도 마찬가지입니다. 농장에는 송아지를 몇 마리 낳아 30개월을 훨씬 넘겨 버린 암소가 있습니다. 그런데 도축과정에서 월령 구분이 제대로 안되는 상황에서, 살짝 몇개월을 줄여 30개월 이하로 둔갑시켜버린다면, 농장주는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습니다.

(3) 수입업자와 유통업자는?
수입업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입업자는 자신이 수입한 쇠고기가 어느 나라로부터 왔는지는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광우병 소인지, 30개월이 넘은 소인지도 알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종 소비자는 여전히 아무 것도 모릅니다.
때문에 수입업자와 유통업자는 값싼 쇠고기를 수입하여, 축산업자처럼 속여서 팔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 있습니다. 포장만 새로하면 어리고 건강한 미국소로 둔갑할 수 있습니다.

음식점도 마찬가지입니다. 포장지를 뜯어버리고 냉동고 안에 보관하면 다른 사람들은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쇠고기에 조각 하나하나에 표시를 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유통단계가 복잡해 질 수록, 미국 축산농가와 수입업자, 유통업자는 우리나라 소비자를 속이고 이윤을 높일 수 있는 방법과 기회가 많아집니다. 그리고 이런 방법과 기회가 많아진다면, 실제로 우리나라 소비자를 속이는 행위가 발생하게 됩니다.

(4) 결국은 시장 실패
많은 미국 축산업자와 수입/유통업자 중에 나쁜 마음을 먹은 사람이 나타나고, 소비자가 시장을 분신한다면, 안전한 쇠고기를 판별할 수 없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아예 쇠고기를 먹지 않게 되고, 시장은 제대로 작동할 수 없게 되고, 모두가 손해를 보게됩니다.

생산자, 유통업자, 소비자 사이에 정보가 서로 비대칭적으로 존재하고 있다면, 이명박 장권이 맹신하는 시장이 실패하는 상황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 축산농가도 아무리 좋은 쇠고기를 생산하더라도 함께 피해를 입게 됩니다.

(5) 해결 방법은 있을까요?
국내 문제뿐만 아니라 태평양 건너 미국과도 관련된 일이기 때문에, 모든 정보를 우리나라가 파악할 수는 없습니다. 정부가 말하듯 무조건 미국을 믿고, 수입업자를 믿는다면, 문제는 해결되겠지만, 광우병은 매우 치명적입니다. 더구나 정부의 주장들이 하나 둘씩 거짓으로 판명되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불신은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 축산농가를 믿도록 하고, 정부를 믿게 하며, 수입업자와 유통업자에게 나쁜 마음을 가지지 못하도록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해결방법은 재협상 뿐입니다.


p.s 1
머슴들이 시장, 시장 해서, 그 시장이 실패할 수 있다는 점을 얘기 한 것뿐입니다. 미국 축산 농가와 수입/유통업자들을 비난할 의도는 전혀 없었습니다. 오해는 없으시길..

p.s 2
중고차 시장이 정보 비대칭성으로 왜곡될 수 있다는 정보경제학의 논리를 빌려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