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2mb/쇠고기 협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비지니스 프렌들리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의 수혜자는 누구일까요? 이명박 정권이나 부시가 말하는 것처럼 우리나라의 소비자일까요? 쇠고기 협상은 한미 FTA와 결부되어 체결되었기에 FTA 관점에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1) 한미 쇠고기 협정의 성격
한미 쇠고기 협상이 체결되자,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주관해온 미국 무역대표부의 수전 슈워브 대표는 "한미 FTA 비준안의 의회 통과를 막아온 중요한 장애물이 제거됐다"며, "미국 정부도 이제부터 한미 FTA를 통과 시키기 위해 의회는 물론, 농업과 제조업 그리고 서비스업계와 적극 협력하겠다"고 논평하였습니다.

부시도 "한국이 미국 쇠고기 수입을 개방한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언급하였고, 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는 "미국 의회는 보호주의를 거부해야 할 것이며 한국과 같은 우방에 등을 돌려서는 안 된다"며 "미국 행정부 최우선 과제는 FTA를 통과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발언은 결국 한미 쇠고기 협상은 '이미 종료되어 양국 의회의 비준만을 남겨두었다고 우리 정부가 발표한 한미 FTA'의 추가 협상이었음을 의미합니다. 즉, 미국측의 요구에 의해 종료된 협상을 뒤집은 불평등한 협상이었습니다.

(2) 불평등 협상의 수혜자는 도시근로자?
(일단 광우병 위험 문제는 제외하고) 불평등한 협상의 수혜자는 누구일까요?
'미국 생산자와 우리나라 소비자에게 좋은 일'이라고 떠드는 부시의 말처럼, 그리고
'질좋은 고기를 들여와 시민들이 값싸고 좋은 고기 먹는 것에 도움이 된다'고 선전하는
이명박 정권의 말처럼 과연 소비자가 최대 수혜자일까요?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쇠고기 협상 타결을 계기로 미국 의회가 FTA를 비준한다면, 최대수혜자는 우리나라 자동차, 전자 업체가 됩니다(전경련은 '한미FTA 업종별 영향과 대응전략'이라는 보도자료에서 한미 FTA협정으로 자동차와 전자 업종의 수출확대를 예상하였습니다). 낙농업의 손해를 기반으로 자동차, 전자 수출업체가 이득을 얻는 구조가 되가고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또한 소고기 가격 안정으로 물가가 안정된다면, 이는 도시근로자의 임금인상 요인이 약화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임금인상이 억제된다면 우리나라 기업 전체가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구조도 형성될 수 있습니다(이는 라면값, 자장면 값에 유난히 예민한 이명박 정권의 희망사항이기도 합니다).

(3) 그렇다면 누가 낙농업자의 손해를 보전해주어야 할까요?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로 농민들의 손해가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시장에서 발생한 문제가 아니며, 정부 정책에 의해 나타난 현상이기 때문에 1차적으로 우리 사회 내에서 해결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농민들의 손해를 누가 보전해 주어야 할까요?

우선 쇠고기 협상을 추진한 정부에게 1차적인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한미 FTA로 이득을 얻게 될 자동차, 전자 업계에도 책임이 있고,
마지막으로 (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낮은 가격의 쇠고기를 먹게 될 도시근로자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정부는 실효성이 의심스러운 임기응변 대책만 발표할 뿐이고,
자동차, 전자 업체들의 예상 이득은 농민들에게까지 전달될 수는 없습니다.
결국 손해를 부담하는 주체는 농민과 세금을 내야하는 국민뿐입니다. 

한미 쇠고기 협상은 농민과 납세자들의 희생을 통해 자동차, 전자업체들의 미국 수출길을 열어주는 비지니스 프렌들리한, 그렇지만 불평등한 협상이었습니다. 비지니스 프렌들리 정책으로 기업들은 돈을 벌겠지만,
혜택을 받는 계층은 국민 모두가 아니었습니다. 

(혹시 장기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씀하실 분이 있으실텐데,,,,,
 장기에는 우리 모두 죽고 없습니다...^^)

p.s
쇠고기와 관련된 네번째 글이었습니다.

참고기사
-
미국, "FTA 비준 장애물 제거됐다", 2008-04-19, YTN
- 부시 "FTA 연내 비준에 최선", 2008-04-21, 매일경제 
- 李대통령 “손해 볼 낙농업자 소수지만 도시민은 좋은 고기 먹게돼”, 2008-04-22, 경향신문
- 김효석 “이명박 대통령은 앙트와네트”, 2008-04-22,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