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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논리와 성과주의에 휩쓸린 숭례문, 청계천, 백남준

숭례문 광장과 청계천 복원 이 둘의 공통점은 취지는 좋았지만 개발논리와 성과주의로 인해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훼손되었다는 점이다. 

1. 개발논리에 불타버린 숭례문
숭례문은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의 주도로 2005년 5월 숭례문 앞 잔디광장을 조성해 개방하였고,
2006년 6월부터는 숭례문의 중앙 통로인 홍예문(虹霓門) 안까지 공개하였다. (2층의 문루(門樓)는 문화재 보존ㆍ관리 차원에서 개방하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문화재청은 숭례문의 안전문제 등을 들어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서울시의 요구와 시민에게 되돌려 주어야 한다는 명분에 숭례문은 개방되었다.
그러나 서울시, 문화재청 모두 숭례문 개방에 대해 개발논리만 있었고, 문화에 대한 이해는 부족했기에 관리는 부실했고 결국 소실되었다.

2. 훼손된 청계천의 문화재
청계천도 개발논리와 성과주의로 인해 역사와 문화가 훼손되었다.
청계천복원시민위원회는 좀더 자연하천에 가까운 설계안으로 바꾸고, 장애인편의시설을 적극적으로 설치하고, 공사 과정에서 나온 유구(遺構: 지난날의 토목(또는 건축) 구조를 알아볼 수 있는 실마리가 될 구조물의 유물) 등을 살려 공사를 하자는 의견이 제시했지만 서울시는 무리하게 공사 일정을 강행했다고 한다. 청계천 복원을 주도했던 서울시가 개발논리를 앞세워 성과에만 급급했기 때문이었다.

이명박 당시 서울 시장은 <미디어다음>과의 인터뷰에서,
청계천 복원공사 구간에서 출토된 조선시대 다리의 기초석과 기둥, 호안석축(하천 벽이 무너지는것을 막기 위해 쌓은 석축) 등에 대해 “문화재로서 가치가 없다”며“청계천에서 문화재로서 비중있는 것은 수표교(서울시 유형문화재 18호)와 광교(1410년 축조)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호안석축은 조선 영조가 1773년 쌓은 것으로 영조는 청계천 준설 공사와 사업 동기 등을 자신이 직접 기록한 ‘어제준천명병소서’(御製濬川銘幷小書)에서 탕평책과 균역책의 실시, 그리고 청계천 정비를 자신의 3대 치적으로 꼽고 있는 만큼 그 역사적 가치가 매우 크다고 학자들은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후 광통교지, 수표교지, 오간수문지 3개 문화재만 사적으로 지적되었다)

서울시의 조선시대 석축 등 문화재 훼손 등에 대해 시민단체가 고발까지 있었지만
결국 호안석축에 콘크리트로 테두리를 바르는 것으로 호안석축 복원공사는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앞으로 청계천 주변은 특혜비리로 얼룩진 고층건물들로 채워질 예정이다. 결국 통일신라 시대의 토기까지 출토된 청계천의 역사와 문화는 개발논리 앞에 훼손되어 버렸다.

3. 사라진 백남준의 서울 랩소디
정부나, 서울시의 문화에 대한 인식부족은 미술분야에서도 찾아 볼 수 있었다.
2006년 4월 언론들은 서울시립미술관 현관 벽에 걸린 백남준의 비디오 작품 <서울 랩소디>의 일부 화면에 이명박 시장의 청계청 홍보 영상이 다섯 달 가까이 무단 방영됐고, 고인의 원본 작품은 아예 분실됐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4. 마치며....
앞으로도 문화재 개방은 계속 되어야 하고, 이를 통해 우리의 역사, 문화의식도 높아져야만 한다.
이제 역사와 문화와 자연을 무리한 개발논리로만 재단하지 말고, 보다 신중한 역사, 문화 이해를 바탕으로 각종 사업을 추진해주시기를 정부 당국에 부탁드린다.
또한 숭례문 복원에 3년의 시간과 200억원 가량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문화재청은 주장하시는데 복원도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정밀한 고증을 거쳐 진행해 주시길 또한 부탁드린다.

불타버린 숭례문, 불완전하게 복원된 청계천같은 일이 다시는 없도록....
그리고 대운하 공사구간에는 또 얼마나 많은 문화재가 있을지 아무도 모르는 일.....
대운하도 경제적 관점에서만 바라보지 말고,
역사적 문화적 관점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 주시기를.......


관련자료
 - 청계천서 통일신라 토기 출토, 2004-02-18, 한겨레
 - 나는 문화재청을 고발한다. 2004-03-10, 조선일보
 - '청계천 유적' 보기를 돌같이  하라? 2004-03-10, 한겨레
 - 중원 누암리 고분군, 청계천 유적 사적지정 예고, 2005-02-02, 문화재청
 - 이명박의 자랑 광통교... 그러나 역사성 없는 최악의 복원  2005-08-23 데일리서프
 - 서울시립미술관 백남준 작품 사후관리 손놨나 2006-04-26, 경향신문
 - 청계천 스카이라인 높아진다. 2006-05-29, 서울신문
 - 청계천 2년 평가와 전망을 위한 토론회 자료집(첨부파일), 2007-10-04, 환경운동연합

 - 탁월한 조직장악력 이면엔 '민주절차 부재',  2007-12-05, 한겨레
 - 이명박 시대, 문화 측근이 중요하다 2008-01-03, 한겨레 21
 - 서울시, 전시행정 위해 무리하게 숭례문 개방 추진, 2008-02-11,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