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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화 철회와 공기업 선진화: 방송 3사 보도의 문제점

한나라당은 이명박 정권의 담화에 한 발 앞서 전기, 가수, 수도, 건강보험 등 4개 부문에대해서 이명박 정권 임기 내에 민영화를 절대 추진하지 않겠다고 선수를 치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명박 정권은 하루 뒤에 대국민 담화에서 공기업 선진화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이런 한나라당의 발언처럼 민영화는 없는 것인지? 아니면 공기업 선진화라는 탈을 쓰고 계속 추진될 것인지...발언의 진정성, 신뢰성 여부는 시간이 흐르면 밝혀지겠고...
먼저 방송 3사의 보도 태도를 짚어 보고자 합니다.

방송 3사의 보도내용은 비슷합니다. 한나라당, 정부, 청와대가 4개 부문에 대해서는 민영화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합의를 도출했다는 내용이었고,  똑같이 한나라당 최경환 의원 인터뷰 내용이 들어가 있었습니다(물론 서로 다른 화면도 있었습니다).

1.
방송 3사 보도의 미묘한 차이
방송 3사의 보도 도입부의 앵커 발언만을 인용해 왔습니다.
MBC의 보도(한나라당 "민영화 안 한다, 2008-06-19)
전기와 가스,수도와 건강보험의 민영화를 이명박 정부 임기 내에는 절대 추진하지 않겠다고 한나라당이 밝혔습니다.

KBS의 보도(당정, “전기 등 공공부문 민영화 안 한다”, 2008-06-18)
정부와 한나라당이 4대 공공부문 민영화 계획을 포기하기로 결정했습니다.수도와 전기, 가스, 건강보험을 민영화할 경우 자칫 국민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판단에서입니다.

SBS의 보도(한나라당, "전기·가스 등 공기업 민영화 안한다", 2008-06-19)
현 정부가 전기와 가스, 수도와 건강보험 관련 공기업을 민영화 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는 발언 주체를 한나라당이라고 명시한 반면, KBS는 정부와 한나라당으로, SBS는 현 정부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KBS와 SBS의 보도만 보면, 이명박 정권이 4개 부문의 민영화 정책을 포기했다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그러나 한나라당과 정부, 청와대가 회의한 내용을 한나라당이 독자적으로 발표한 것일 뿐, 청와대의 직접적인 발표는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비록 한나라당이 여당이기는 하지만 이명박 정권 그 자체는 아닙니다. KBS와 SBS는 MBC처럼 발언의 주체가 한나라당임을 명확하게 밝혔어야 했습니다.

이미 각종 정책을 추진하면서 이명박 정권 내부에서도 이견을 보인 사례가 있었는데,
어떻게 한나라당의 발언만 듣고 4개 부문의 민영화 계획이 사라졌다고 믿을 수 있겠습니까?

2. 심층취재 없는 방송 3사의 단순보도
방송 3사 모두 한나라당의 발언을 그대로 옮겨 오는 수준에서 마무리 하였습니다.
과연 4개 부문의 민영화 계획이 전면 취소된 것인지? 아니면, 다른 방식으로 우회하여 추진될 가능성은 없는지? 4개 부문 이외의 분야에서는 민영화가 계속 추진될 것인지 등에 대한 추가적인 언급이 필요했었습니다.

24시간도 지나지 않아서 이명박 정권은 대국민 담화에서 공기업 선진화라는 애매한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언론의 허술한 보도가 더욱 아쉬워 지는 대목입니다.

3. 마치며
말꼬투리 잡기라고 생각할 사람도 있겠지만, 이명박 정권의 전례를 감안한다면
이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입니다.

이명박 정권은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모호한 입장을 되풀이 했고, 4대강 유역 정비사업이라는 우회로를 선택했다가 곧바로 한반도 대운하 사업의 또 다른 이름이라는 사실이 폭로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대국민 담화에서도 "반대하면" 대운하 사업을 포기하겠다며, 묘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한나라당 마찬가지로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선거 공약집에 넣다 뺐다를 반복했었습니다.

또한 이명박 정권은 물산업 정책에 대해서는 경영권을 전문기관에 넘기지만 이는 민영화는 아니라는 애매모호한 표현으로 국민들을 현혹했고, 금산분리 완화에 반대에 대해서는 PEF란 기형적인 우회로를 만들어 내기도 했습니다.

이명박 정권은 대국민 담화에서 공기업 선진화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공기업 선진화는 또 무엇일까요? 혹시 민영화의 또 다른 이름은 아닐까요?
언론, 특히 영향력이 큰 공중파 방송의 정확하고 깊이 있는 보도가 보다 절실한 시점입니다.

KBS와 SBS, 그리고 MBC 조금씩 더 노력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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