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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2mb/쇠고기 협상

자유기업원 아직도 괴담 타령 1

자유기업원(http://www.cfe.org/)은 2008년 5월 8일 3건(칼럼, NGO모니터, 논평)의 글을 홈페이지에 올리면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여론을 여전히 광우병 괴담으로 치부하며, 선택의 문제"라고 호도하고 있습니다.

<원문은 아래에 첨부파일과 함께~~~>

자유기업원은 <누가 인간광우병에 걸리나?>라는 글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를 확률의 문제로 한정하면서, 소비자의 선택에 맡기면 시장이 문제를 해결해 준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은근슬쩍 정치적 음모가 이면에 숨어있다는 어투로 글을 끝맺고 있습니다.

(1)
그러나 어제 100분 토론 시민논객의 말씀처럼 확률이 낮다고 안심하라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며, 이는 '조심'해야할 대상이지, '안심'을 강요할 사항은 아닙니다.

(2)
더구나 시장은 결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소비자가 태평양 넘어에서 도축된 쇠고기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습니다. 반면 미국의 도축업자는 쇠고기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보 비대칭 상황에서 미국의 도축업자는 소비자를 속여 돈을 더 벌고자 하는 유인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면, 질 나쁜 쇠고기가 유통될 수 있으며, 그렇다면 빈약한 신뢰관계는 무너지고 불신에 만연한 시장에서 질 좋은 쇠고기는 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백만번 천만번 양보해서 선택의 문제이고, 시장이 해결할 수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왜 질 좋은 쇠고기가 지구상에 널려 있는데 정부는 하필 미국산 소만 선택의 범주에 넣어 소비자의 선택의 범위를 제약하는지? 왜 소비자가 광우병에 대한 정보를 전문가처럼 알아야 하고, 믿을 수도 없는 원산지 정보를 꼼꼼하게 파악하는 수고를 감수하면서 소비를 해야하는지?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자유기업원은 해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3)
그리고 정치적 음모를 말하기 전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도대체 누가 이득을 얻고 누가 손해를 입는지 생각해야만 합니다. 질 나쁜 쇠고기 수입으로 축산농가와 소비자는 손해를 입게 되는 반면, 한미 FTA 체결로 이득을 얻는 계층은 축산농가와 노동자는
분명 아닙니다.

그리고 협상내용과 과정에서의 잘못과 이후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는 정부의 잘못에 대해서는 함구하는 태도는 자유기업원의 태도는 기본적으로 공정성을 상실한 발언입니다.
 
국민들을 호도하고 진실을 왜곡하는 집단은 보수언론뿐만이 아닙니다. 무늬만 시민단체인 보수단체들이 전향을 권유하고 싶지만...그렇게는 안된다면, 최소한 지금보다는 건강해졌으면 합니다.

누가 인간광우병에 걸리나?

광우병에 관한 ‘믿거나 말거나’식의 유언비어가 마치 진실인 양 퍼지고 있으며 국민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그러나 누구나 인간 광우병에 걸리는 게 아니다. 세계적으로 광우병에 걸린 소가 확인된 나라는 많지만 인간광우병 발병자는 한 명도 없는 나라가 많다. 미국산 쇠고기는 강요가 아니라 소비자의 자유 선택의 대상이다. 대다수 소비자가 미국산 쇠고기를 외면한다면, 굳이 시위를 하지 않더라도 누가 수입하겠는가? 현명한 소비자들의 이성적 판단이 절실한 시점이라 하겠다.

영국에서 소의 특이한 질병이 보고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23년 전인 1985년 4월이다. 이런 이상한 소들은 체중이 감소하면서 비틀거리다가 고꾸라져서 죽어갔다. 이런 소는 뇌 조직에 스펀지처럼 구멍이 뚫려 있었으므로, 영국 농수식품부 중앙수의연구소는 1987년 7월 이 새로운 질병을 BSE(Bovine Spongiform Encephalopathy)라고 불렀다. 이를 미국에서는 Mad-Cow Disease라 했고, 우리는 소해면상뇌증(牛海綿樣腦病症) 또는 광우병이라 한다.

광우병의 원인은 무엇인가?

BSE의 원인은 동물성인 육골분 사료를 섭취한 소에서 생성되는 변형 프리온(prion)으로 본다. 프리온은 미국의 신경학자 겸 생화학자인 프루시너(Stanley Ben Prusiner)가 전염성 단백질 입자(proteinaceous infectious particle)라는 뜻에서 만든 용어이다. (이 공로로 프르시너는 1997년 노벨상을 받았다.) 자연적으로 동물의 체내에 발생하는 정상 프리온은 감염성이 없지만, 구조가 달라진 변형 프리온은 뇌 조직을 파괴해 질병을 일으킨다고 한다.

소는 초식동물이다. 초식동물인 소에게 동물성 사료를 먹였다면 소가 미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농담도 하지만, 정말 소가 고기 맛을 알고 나서 풀을 먹기를 거부한다면, 생태계 먹이사슬은 어떻게 되겠나? 소에게 동물성 사료를 먹인 것은 인간의 치명적 실수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소의 경우에도 어린 동안에는 동물성인 어미젖을 먹고, 성장한 뒤에는 반추위에서 온갖 미생물은 번식시켜서 섭취한다.)

세계적으로 광우병이 발견된 사례

한편 광우병 소를 섭취한 사람에게서 발병할 수 있는 질환은 변종 크로이츠펠트-야콥병(variant Creutzfeldt-Jacob disease; vCJD)이다. 모든 크로이츠펠트-야콥병(CJD)이 BSE와 연관이 있는 것처럼 혼동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렇지 않다. CJD에는 산발성(sporadic), 의원성(醫原性, iatrogenic), 유전성(genetic) 및 변종(variant) CJD의 4 종이 있다. 산발성 CJD는 20세기 초에 발견된 질병으로 전세계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해 많은 사람이 죽는다. 영국에서는 매년 50~60명이 이 병으로 죽고, 오스트리아, 캐나다, 미국 등에서의 사망자도 비슷한 수치이다. 유전성 CJD는 유전적 소인이 원인이며, 영국에는 이런 유전적 소인이 있는 인구가 5,800만명에 이르지만 사망자는 매년 몇 명에 불과하다. 의원성 CJD는 병원에서 성장 호르몬 시술을 받는 어린이에게서 주로 발병하며, 연간 사망자는 극소수이다. 이 세 가지 CJD는 BSE와는 전혀 무관하다.


 
http://www.cjd.ed.ac.uk/vcjdworld.htm
http://en.wikipedia.org/wiki/bovine_spongiform_encephalopathy

BSE와 관련이 있는 CJD는 vCJD이다. 1996년 영국에서 처음 보고되었으며,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200여명이 사망하거나 앓고 있다. vCJD 환자의 대부분은 영국에서 발병했다. 하지만, BSE로 확인된 소가 19만 마리에 이르고, 수많은 사람들이 쇠고기를 섭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vCJD 환자는 166명에 불과하다. 이중 3명은 수혈에 의해 발명했지만, 전염성은 없다. 여기서 우리는 누구나 인간광우병에 걸리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영국에서는 vCJD를 방지할 목적으로 440만 마리의 소를 도살 처분하는데 100억 달러 이상의 국민 세금을 탕진했다. 그러자 사람들은 “정말 미친 건 소가 아니라 관료들”이라고도 했다.)

1,353마리의 BSE 소가 확인된 아일랜드에서는 4명이 vCJD에 걸리고, BSE 소가 900마리 이상인 프랑스의 vCJD 환자는 23명이다. BSE 소가 26마리인 일본의 vCJD 발병자는 단 한 명인데, 그나마 1980-1996년 기간 중 영국에 24일간 체류한 일이 있다고 한다. BSE 소가 400 마리 이상인 스위스, 300 마리 이상인 독일, 100 마리 이상인 벨기에를 비롯해 BSE 소가 확인된 나라는 많지만 vCJD 발병자는 한 명도 없는 나라가 많다. 한국은 어떤가? 광우병 소나 인간광우병이 확인된 일이 있나? (한국에선 매일 20명 정도가 교통사고로 죽는다.)

누구나 인간 광우병에 걸리는 게 아니다. … 광우병에 걸린 소가 확인된 나라는 많지만 인간광우병 발병자는 한 명도 없는 나라가 많다.

미국의 경우는, BSE로 확인된 소가 세 마리이고, vCJD 환자는 3명이다. 그러나 이 중 두 명은 BSE가 발생해 극성을 부린 기간인 1980~1996년 중 영국에 6개월 이상 체류했고, 한 명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살다가 2005년 미국으로 이주한 사람이다. 미국 본토에서 확인된 BSE 소로 인한 vCJD 발병자는 지금까지 단 한 명도 없다고 한다.

광우병 괴담에 휘둘린 한국

그러나 한국에선 지금 온 나라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여부를 놓고 아우성이다. 인간광우병 공포가 확대 재생산되어 증폭되고 있다. 정치권은 물론 어린 학생들까지 일회용 종이컵에 촛불을 꽂아들고 촛불시위에 참여해 저녁을 지새운다.

“美소고기 수입은 미필적 고의 살인”이라는 의사도 있고, “라면, 알약, 생리대, 초코파이도 광우병을 옮길 수 있다”고도 한다. “광우병은 미국이 돈을 많이 벌려고 소를 우리에 가둬 아주 비위생적으로 생긴 병”이라고도 하고 “광우병은 공기로 전염된다”고도 한다. “미국 쇠고기를 0.01g만 먹어도 죽는다”고도 하지만, 이런 괴담과 같은 낭설을 장난삼아 말할지언정 실제로 믿을 한국인이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저 아직 15년 밖에 못 살았어요”라며 절규하는 학생도 있지만, 그동안 한국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인간광우병에 걸려 조기 사망한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있나? 앞으로 인간광우병에 걸릴 확률은 얼마나 될까?

“급식 때문에 유학 보낸다는 말이 나올 수 있다”고 하지만, 어디로 유학을 보낼 것인가? 영어권인 영국이나 미국으로 보낸다면, 그야말로 공포의 광우병 쇠고기 본고장으로 가는 셈이 아닌가? 무엇보다도 지금 학교 급식 재료는 해당 학교의 운영위원회에서 정할 수 있다. 미국산이든 국산이든 쇠고기도 강요가 아니라 선택 사항이다. 급식 때문에 미국산 쇠고기를 먹을 수밖에 없다는 것은 정보의 고의적 왜곡이거나 ‘선택의 자유권’을 포기한 주장이 아니겠는가?

일상생활에서도 미국산 쇠고기는 강요가 아니라 소비자의 자유 선택의 대상이다. … 대다수 소비자가 미국산 쇠고기를 외면한다면, 굳이 시위를 하지 않더라도 누가 미국산 쇠고기를 굳이 수입하겠는가?

일상생활에서도 미국산 쇠고기는 강요가 아니라 소비자의 자유 선택의 대상이다. 인간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아주 낮다는 사실을 알고 미국산 쇠고기를 선택할 수도 있고, 한우를 선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이유로든 한국의 대다수 소비자가 미국산 쇠고기를 외면한다면, 굳이 시위를 하지 않더라도 누가 미국산 쇠고기를 굳이 수입하겠는가?

미국산을 비롯해 다른 나라 쇠고기를 국산으로 둔갑시키는 행위는 광우병이나 인간광우병과는 전혀 다른 사안이다. 현재 한국인의 지적 수준에서 이를 혼동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현명한 소비자들의 이성적 판단이 절실하다

한국인은 94.33%가 프리온 단백질 염기서열 129번에서 메티오닌-메티오닌형(M/M형)을 보였다는 연구논문을 근거로, 한국인은 누구나 인간광우병에 걸리기 쉽다고 하지만, 이런 유전적 소인과 인간광우병의 인과관계가 어느 정도 입증되었는가? 인간광우병의 잠복기간이 10~40년이나 된다면서, 앞으로 얼마나 많은 인간광우병 환자가 발생할지 모른다고 하지만, 과학에 근거하더라도 사람들은 미래 예측에 대해 아주 서툴다고 할 수 있다. (이를테면 인구 예측이 제대로 맞은 적이 거의 없다.)

인간광우병을 비롯해 모든 위험(risk)의 인식 정도는 위험의 치명성과 위험을 다루는 기관의 신뢰성에 크게 좌우된다. 이보다 큰 실질적 변수는 전문성이다. 이를테면 원자력 발전의 경우 전문가들은 위험을 아주 낮게 평가하지만 일반인은 위험이 아주 높은 것으로 본다.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정보를 왜곡하면서 위험을 증폭시킨다면, 사회는 생산적 에너지를 낭비하면서 부질없는 소모적 혼란에 빠질 수도 있지만, 그 정도는 문화적 여과장치(cultural filter)에 따라 좌우될 것이다. 우리의 문화는 어떤 수준인가?

국내의 광우병 소란을 보면서 슈나이더(Stephen Schneider)의 말이 떠오른다.

“대중의 상상력을 사로잡으려면 공포의 시나리오를 만들어야 한다. 단순하고 극적인 표현을 쓰되, 불분명한 사항은 언급하지 말아야 한다.” (http://www.john-daly.com)

한국사회에서 인간광우병 공포의 혼란을 조장해 누가 부당이득을 챙기고 누가 억울한 손해를 보겠는가? 한국의 현명한 소비자들의 이성적 판단이 절실한 시점이라 하겠다. ■
조영일 /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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