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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기타

최저임금 시간당 4,000원조차 깍으려 하는가?

고환율로 인한 물가상승과 실물경기 침체로 서민들의 삶은 위기 그 자체입니다.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이
7년만에 감소하였다는 사실이 지금의 현실을 집약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2008년 3/4분기 1인당 월평균 실질임금 총액은 247.3만원에서 240.5만원으로 작년에 비해 2.7% 감소하였습니다.
임시·일용직근로자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여 실질임금은 87.2만원에서 79.2만원으로 작년에 비해 9.2%나 감소하였습니다. 명목임금도 91.8만원에서 88만원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1% 하락했습니다(
실질임금 7년만에 감소, 2008-11-27, 한국일보).

  < 2008년 3/4분기 임금 동향 >
자료 : 사업체 임금근로시간조사 결과 발표, 노동부(2008. 11. 26)

자료 : 사업체 임금근로시간조사 결과 발표, 노동부(2008. 11. 26)

상황이 이렇다면, 정부나 국회는 저소득층을 포함한 서민들의 삶을 위한 정책을 준비해야만 합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준비한 대책은 엉뚱하게도 '최저임금 차등적용'이었습니다.

1. 한나라당의 최저임금법 개악
한나라당 김성조 의원은 최저임금 수준이 높아 중소기업의 부담이 가중되고, 취약계층의 고용기회가 축소되고 있다며, '최저임금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하였습니다.

주요내용은 (1)지역별 최저임금제 도입, (2)수습근로자의 수습기간 연장, (3)고령자의 최저임금감액제 적용, (4) 숙식비 공제 등입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1) "지역별 최저임금제 차등"은 지방자치단체의 경쟁적인 최저임금 삭감으로 이어지 질 것이며, 도시-농촌간의 불균형, 노동인구의 수도권 집중과 차별 심화를 초래할 것이며

(2) "수습기간 연장"으로  임시 비정규직의 노동조건은 악화될 것이며,

(3) "고령자 최저임금감액"은 전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으며, OECD내에서 노인빈곤율과 노인 노동인구 비율이 세계 최고를 차지하고 국민연금의 혜택을 비롯한 노인복지의 취약한  현실을 무시한 개악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4) 또한 "숙식비 공제"는 이주노동자를 겨냥한 조항으로 ILO의 인종차별금지협약 위반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최저임금법 개악 시도 즉각 중단하라, 2008-11-27, 오마이뉴스).

2. 우리나라 최저임금 현황
고환율로 인해 엄청난 물가상승, 그리고 실질임금 하락을 감수하면서도,

"공익위원들의 적극적인 조정과 양노총 및 경제단체의 위원들이 어려운 경제여건에 공감하고 양보와 타협의 정신을 발휘하여"
(최저임금안 양대노총, 경제단체, 공익위원 참석자 전원합의 결정, 노동부 보도자료, 2008. 6. 27) 
최저임금은 시간당 4,000원에 합의를 하였습니다. 

2009년 시간당 최저임금 4,000원은 2008년에 비해 230원, 6.1% 증가한 금액일 뿐입니다. 
더구나 6.1% 상승률은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었습니다. 그리고 경기침체가 가속화될 경우, 경제적 기반이 무너질 수 있는 저소득층에게 시간당 4,000원은 그야말로 최소한의 최저임금일뿐입니다.

MB정권의 정치적 압박과 자본가들의 경제적 압력에 의해 결정된 시간당 최저임금 4,000원. 한나라당은 이조차 높다고 생각했는지 잔꾀를 쓰고 있습니다.

                                      <최저임금 및 최저임금 상승률 추이 >  
            사용자 삽입 이미지
   

3. 최저임금제도 기본 취지에도 어긋난 최저임금제 개악 시도
최저임금제는 국가가 노,사간의 임금결정과정에 개입하여 임금의 최저수준을 정하고, 사용자에게 이 수준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법으로 강제함으로써 저임금 근로자를 보호하는 제도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53년에 근로기준법을 제정하면서 제34조와 제35조(당시 근로기준법)에 최저임금제의 실시 근거를 두었으나, 당시 우리 경제가 최저임금제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이 규정을 운용하지 않고 있다가 70년대 중반부터 지나친 저임금을 해소하기 위하여 정부에서 행정지도를 하여 왔으나 저임금이 일소되지는 못하였습니다.
(최저임금위원회 홈페이지http://www.minimumwage.go.kr/w_mean_a.jsp)

저임금의 제도적인 해소와 노동자에 대하여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해 주기 위해 최저임금제는 1988년 처음 도입되었습니다. 그리고 2009년 전체 노동자의 13.1%인 208.5만명이 최저임금 수준에 해당될 것으로 노동부는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한나라당은 200만명이 넘는 노동자들에게 최소한의 생활조차 허락하지 않겠다며, 최저임금제 개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4. 최저임금을 낮춘다고 고용이 증가할까?
한나라당이 최저임금법을 개악하겠다는 또 하나의 주장은
'최저임금 수준을 낮추면, 저소득층의 고용이 증가한다'는 논리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도 거짓일 수 있습니다.

(1) 최저임금 수준에 해당하는 일자리가 증가하지 않고, 최저임금만 낮아질 수도 있습니다.
예를들어, 최저임금에 해당하는 아파트 경비원 일자리가 임금 수준이 낮아진다고, 경비원을 더 고용하지는 않습니다. 즉, 최저임금을 낮추더라도 일자리는 증가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 최저임금 수준의 일자리가 증가하더라도 이는 저소득층의 임금을 또 다른 저소득층에게 이전하는 효과일뿐, 전체 저소득층 입장에서는 개선되는 것은 없습니다.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소득층을 위해 필요한 정책은 최저임금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복지수준의 확대입니다.

MB정권과 한나랑당에게 서민을 위한 정책은 바라지도 않습니다. 제발 기존 제도만이라도 그대로 놔두십시요

p.s 1
다음 아고라에서는 '저임금 삭감 시도 즉각 중단'을 위해 서명이 진행중입니다.

->클릭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id=63448

p.s 2
'최저임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국회의원 명단입니다.
한나라당 : 김성조, 신상진, 서상기, 이한구, 조진형, 권경석, 허  천, 정희수, 허태열,
               이한성, 강석호, 구본철, 정의화, 정갑윤, 김일윤, 김학송, 안상수, 이성헌,
               이인기, 김태환, 김동성, 백성운, 박준선, 홍사덕

민주당 : 이낙연, 우윤근, 김충조
친박연대 : 양정례, 정하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