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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기타/FTA

"과장된" 한미 FTA의 경제적 성과 (1) - 아무도 모르는 가정들


이명박 정권은 국회가 한미 FTA 비준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며, 야당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하루 빨리 한미 FTA를 체결하지 않으면 큰일이 날 것처럼 호들갑입니다. 이러한 태도의 이면에는 "한미 FTA의 경제적 효과"가 크다 가정이 깔려 있습니다.


과연 한미 FTA가 미국산 쇠고기를 무차별적으로 수입해서, 국민의 건강을 훼손하면서까지 추진해야 할만큼 경제적 효과가 클까요?

요즘 인터넷에서 아래와 같은 배너 광고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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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만 체결되면 없던 일자리가 늘어나고, 한반도 대운하를 파지 않아고 GDP가 6%씩 증가하고, 수출도 펑펑 터지며, 외국인들의 투자도 증가할 것이라고 광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수치들(아래 표와 첨부파일 참조)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7년 4월 27일 대외경제연구소를 비롯한 11개 연구소의 이름으로 작성 발표된 "한미 FTA의 경제적 효과 분석"이라는 허접한 보고서로부터 유래합니다. 이 보고서를 앞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번째로 보고서에 사용된 계량모형의 문제점에 대해서...간략하게 알아보겠습니다.


< 보고서에서 사용한 계량 모델에 대해서>

(1) 컴퓨터 속에만 존재하는 모형 : CGE
보고서는 일반연산균형(CGE)이라는 계량경제 모형을 사용하였습니다. 일반연산균형 모형은 보통 무역자유화의 효과를 대략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경제학자들이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기술과 자원이 주어진 상태에서 소비자, 기업, 정부의 소비, 투자, 지출 형태들을 연립방정식 체계로 설정하고, 모든 시장이 균형에 도달할 것으로 가정하고, 정답을 구하는 계량경제 모형입니다. 이 모형은 1967년 Scarf라는 사람에 의해 개발되었고, 컴퓨터의 연산능력과 함께 발전해 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연립방정식처럼 쉽게 풀리지 않습니다.

(2)
CGE 모형의 가정은 도대체 어디에?
경제학 이론은 실험실에서 실험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대신 수식으로 모델을 만들고, 현실에 부합하고 이론으로 검증된 가정을 첨부하여, 이를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돌려서 '증명'을 합니다. 따라서 보통 경제학 논문에서는 사용된 수식과 가정을 제시합니다. 다른 전문가들이 모형설계에 오류가 없고, 가정이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하지만 11개 국책연구소가 모여 작성한 보고서에는 모형에 사용된 수식과 가정이 전혀 없습니다. 도무지 어떠한 과정을 통해 "한미FTA의 경제적 성과"가 도출되었는지, 보고서를 작성한 사람 이외에는 아무도 모릅니다(첨부파일에서 확인가능).
보고서가 발표된 직후 당시 심상정, 노회찬 의원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측에 사용한 모형과 가정, 그리고 집어넣은 숫자들을 공개하라고 요구하였지만, 미적거리며 일부분만 찔끔찔끔 공개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검증을 했지만 국책연구소가 주장하는 결과를 도출하지는 못했습니다. 검증한 사람이 부족했기 때문이 아니라, 제대로된 가정을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3) CGE 모형 자체의 한계
CGE모형은 두 시점을 단순비교할 때 사용하는 비교정태 모형입니다.
즉, FTA가 체결된 이후에 노동시장은 즉각적으로 완전고용 상태를 달성하고, 자본시장도 순식간에 균형상태에 도달한다는 가정 하에서 현재와 미래를 비교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산업 구조조정을 거쳐야 하며, 이 과정에서 특정 산업에서는 생산이 위축될 수도 있고, 실업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경쟁심화와
불확실성이 증가하여  투자가 위축되는 산업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CGE 모형은 한 국가 내의 수많은 시장이 완벽하게 균형에 도달했을 때를 가정하고 이론적으로 해를 구하는 모형이기 때문에, 현실에서 이론적 결과가 실현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즉,
국책연구소들이 주장하는 계산이 정확하더라도 현실에서 당장 실현될 수는 없는 수치들입니다.

(4) 마치며
참여정부도, 이명박 정권도 이론 속에서나 실현 가능한 수치들을 선전하며, 한미FTA가 체결되면 우리나라 경제가 갑자기 발전할 것처럼 선전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모형을 사용하였을 경우, 나타나는 효과는 실질 GDP가 0.32%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도 말입니다(수치가 뻥튀기 되는 과정은 다음에 다시.... ).

몇 시간 전에 한미 쇠고기 협정을 고시하였습니다. 한미 FTA 비준을 위해서~~
하지만
정부가 말하는 한미 FTA의 경제적 효과는 이론 속에서만 가능한 믿을 수 없는 수치들이며, 아직까지 확실하게 연구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과연 누구를 위한 FTA며, 누구를 위한 한미 쇠고기 협정인지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봐야 합니다.

참고문헌 : CGE 모형을 이용한 자유무역화의 일반균형효과 분석, 유시용, KDI, 1994.

p.s 1.
좀 더 공부를 해서 정부가 주장하는 경제적 성과가 뻥튀기 된 과정을 올리겠습니다.

p.s 2.
국책연구소의 보고서에 대한 비판은 작년에 오마이 뉴스를 통해 보도가 되었습니다.
함께 읽어 보시면 이해하시는데 더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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