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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뉴라이트 안병직 차라리 침묵하세요


“우리가 일본보다 독도 영유권을 주장할 만한 법률적·사료적 증거가 많다고 할 수도 없다.”

안병직 “日보다 독도 증거 많다고 주장 못해”, 2008-07-16, 서울신문

이말은 일본 정치인의 망언이 아닙니다. 지난 5월까지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이명박 정권의 선진화 논리를 만들어낸 안병직이라는 사람이 한 말입니다.

1. 안병직은 누구?
안병직은 1980년대까지 ‘식민지 반(半)봉건사회론’, 즉 우리나라는 일제 시대의 식민지 수탈로 인해 근대로 이행할 수 없었다는 이론을 가르친 경제사학자였습니다. 그러나 안병직은 1985년 일본에 가서 일본 학자들과 교류하면서 식민지 근대화론, 즉 일제 시대가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출발점이자 근원이라는 이론으로 전향해버린 인물입니다.

2. 안병직 vs.위안부 할머님
안병직은 1992년 월간 사회평론에서 "종군위안부와 근로정신대를 구별해야"라는 제목의 글에서 "종군위안부와 근로정신대는 서로 다른 제도로 정신대에 징발되어 노동력만을 제공한 사람들이 오해를 받을 수 있고 이로 인해 정신적 피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 둘을 구분해야한다"고 쓰고 있습니다.

종군위안부와 근로정신대를 구별해야.pdf

이는 '위안부 문제는 국가/사회적 문제가 아닌 개인의 문제이며, 개인의 고통을 사회가 감싸안고 더 이상 위안부 문제를 언급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의 완곡한 표현일 뿐입니다.

그러더니 결국 그 유명한 "일본이 위안부를 강제동원 했다는 증거는 없다"는 망언까지 하였습니다.

~~여기서 잠시~~
'종군 위안부'는 (종군 기자처럼) 자발적으로 군을 따라 다닌 위안부라는 의미로, 강제로 성노예 생활을 해야 했던 일본군 위안부의 실상을 감추려고 일본이 만들어낸 용어입니다. 2007년 2월 미국 의회 사상 최초로 열린 일본군 위안부 청문회에 증언자로 나섰던 이용수 할머님도 강압과 폭력에 유린됐던 피해자들에게 '자의로 몸을 팔았다'는 뜻의 '위안부'라는 호칭이 적절치 않다며, '종군 위안부'가 아닌 '일본군 강제 위안부 피해자'로 정정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현재 공식적인 용어는 '일본군 위안부', 또는 '일본에 의한 성노예'(Military Sexual Slavery by Japan) 입니다.

3. 안병직의 식민지 과거사 청산 방식
안병직은 또한 "친일세력의 개개인의 행적을 발혀내고 심판함으로써 식민시대의 과거를 청산하겠다는 것은 간단하고 편리한 과거청산방식일지는 몰라도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합니다. 친일파와 그 후손들이 아주 좋아할 만한 말입니다. 

하지만 과거청산, 아니 과거반성이라도 없다면 국가와 민족의 미래도 없습니다.

4. 안병직과 2MB
안병직은 2007년 12월 '한국논단'에 "대한민국의 성취를 토대로 해야만 통일도 실현 가능해 진다 : 대선을 위한 한나라당의 국정방향"이란 글을 썼습니다.
여기서 한나라당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지켜야 하며, 박정희, 전두환 시대의 산업화를 토대로 선진화를 이룩하고 통일을 달성해야 한다고 쓰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성취를 토대로 해야만 통일도 실현 가능해진다 - 대선(大選)을 위한 한나라당의 정책방향(國政方向).pdf

선진화는 요즘 2MB가 많이 쓰고 있는 단어 중에 하나이기도 합니다. MB의 사상적 시작이 어디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단초입니다.

사실 안병직은 한나라당 씽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는 여의도 연구소의 이사장에 있으면서, 이명박에게 경제성장 이데올로기, 선진화 논리 등을 전수한 인물입니다.
사상적으로 안병직과 이명박이 동일한 노선을 유지하고 있다면, 독도와 일본 문제에 있어서도 안병직과 이명박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5. 마치며
안병직의  이번 독도 망언은 법률적·사료적 증거가 많지 않음에도 우리나라가 단지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을 뿐이라는 일본 정부의 주장과 비슷합니다.

청와대는 요미우리의 보도가 우리의 여론을 분열시키는 언론 플레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요미우리는 안병직에 비하면 새발의 피일뿐입니다. 안병직의 발언만큼 우리를 분열시키는 망언은 없습니다.

안병직 차라리 침묵하세요~
이제 당신에게 어떠한 기대도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청와대는 계속 국론분열을 말하는데, 청와대의 허술한 대응을 비판하면 국론분열입니까?
국론분열 주장은 비판을 피하기 위한 언론 플레이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p.s
안병직의 독도 망언 발췌입니다. 홧병 유의하시면서 읽으시길 바랍니다.
독도 분쟁이 여론화돼서 양국 사회가 시끄러워지면 독도가 국제분쟁지화가 된다.우리가 사실상 독도를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분쟁으로 번지면 우리에게 이로울 것이 없다.

독도가 역사적으로 우리 것이라는 게 완전히 증명되면 좋지만,사실 일본도 일본 것이라고 주장할만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
국제 협력을 통해 우리나라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해결될 전망이 없는 문제를 자꾸 부각시켜 선진화라는 큰 국정 방향마저도 그르치는 어리석은 짓을 저지르면 안된다.

그것을(독도 문제) 떠들어서 양국이 발전을 위해 국제협력도 안 해야 하느냐,아니면 그 문제는 궁극적으로 해결이 어려우니 당분간 덮어두고 협력할 것은 협력하느냐 사이의 선택을 해야한다.

일본이 독도가 일본 것이라는 내용을 교과서에 올리는 것도 아니고 교과서 지도요령에 표기하겠다는 정도일 뿐이다.그것을 가지고 우리가 큰 난리가 난 것처럼 반응하면 말려들어가는 것
안병직 “日보다 독도 증거 많다고 주장 못해”, 2008-07-16, 서울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