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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삼성(특검)

삼성 타운의 눈에 가시 ~ 윤빌딩


서울 서초동 강남역에 43, 34, 32층의 빌딩 3채가 삼성타운이라는 이름으로 붙어있습니다. 그런데 그 한가운데에 '꼬마빌딩'으로 불리는 윤빌딩이 우뚝(?) 서있습니다. 1999년 지어진 윤빌딩은 429㎡(130여 평)에 6층 높이, 삼성타운은 연면적 39만84㎡·
11만8000여 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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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은 1990년대부터 이 빌딩을 사들이기 위해 노력했지만, 법무사 출신인 건물주 윤모(85) 씨와의 협상에 실패해 결국 삼성타운은 이를 피해 약간 기형적으로 설계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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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 중인 삼성타운과 윤빌딩<큐원 간판건물>, 2005-08-3, 조선일보>

삼성은 2006년 12월과 2007년 4월에도 주인과 재협상을 시도했지만, 또다시 가격조율에 실패했다고 합니다. 윤씨 측에 따르면 당시 삼성 측이 제시한 가격은 3.3㎡(평)당 1억2000여 만원. 한 부동산업체에 따르면 이곳 일대는 개발 호기를 엿보느라 매물이 거의 없긴 해도 3.3㎡당 3억원까지 올랐고, 뒷블록은 3.3㎡당 9000여 만원을 호가한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윤빌딩이 소위 '알박기' 한 것은 아닙니다. 알박기란 개발예정지 땅 중 아주 일부분을 사들인 다음, 이를 팔지 않겠다고 버틴 다음, 나중에 비싼 값으로 되파는 것을 의미하는데 윤빌딩의 경우 삼성타운이 구상되기 전인 1971년에 이 땅을 사들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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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타운 속에 파묻혀 있는 윤빌딩, 2007-12-10 주간동아>

삼성이 의욕적으로 건설한 삼성타운, 삼성입장에서는 윤빌딩이 눈에 가시처럼 보였을 테지만, 삼성이라는 거대 재벌을 상대로 자신의 재산권을 지켜낸 윤빌딩도 많이 피곤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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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타운 조감도>

더구나 삼성타운이 건설되면서 윤빌딩은 증축을 신청했지만 서초구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어쩔 수 없이 행정소송까지 제기해야만 했습니다. 증축을 허가해야한다는 법원의 판결이나왔지만, 삼성타운 속에서 윤빌딩의 증축이 가능할 지는 의문입니다. 삼성이 눈에 가시가 더욱 커지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고, 조망권 침해 등을 이유로 증축을 반대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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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부 수리 중인 윤빌딩, 2007-6-12, 조선일보>

2008-05-20 추가(서초동 꼬마빌딩, ‘어른빌딩’ 가능해져, 2008-05-20, 동아일보)
그동안 서초구청은 윤빌딩 측의 증축신청을 계속 반려했었고,
윤빌딩은 다시 법원에 서초구청의 반려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청구했는데
법원(1심)에서 윤빌딩 측의 손을 들어 주었답니다.

재판부는 “1999년 완공된 윤 빌딩은 외형상 낙후돼 보여 오히려 증축되는 건물이 삼성타운 등 주변과 더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밝혔답니다.

이건희 회장 취임 20주년이었던 2007년 삼성타운이 완공될 때까지
윤빌딩 주변은 온통 공사판이었는데,
이제 삼성타운 앞이 공사판으로 바뀌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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